China Airlines (중화항공) 이용 후기 2.

 

 

마침내 도착한 인천 공항. 아무런 생각 없이 비행기에서 빠져나오는데 입구에서 내 이름이 적힌 A4용지를 들고 있는 직원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다가 내 이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직원에게 다가갔다. 이런 일은 처음 겪어 보아서 당황했다. 직원이 나를 찾은 이유는 수화물로 맡긴 내 캐리어의 파손 때문... ;_;

 

직원 설명으로는 캐리어가 완전히 파손된 상태로 발견되어서 안의 내용물이 빠지지 않도록 비닐로 포장을 한 상태로 인천공항에 짐이 도착해 있는 상태라고 한다. 짐 찾는 곳에서 내 짐을 찾으면 주변에 있는 직원이 어떻게 처리를 해주어야 하는지 안내해 줄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짐을 찾는 곳으로 향하니 내 캐리어는 비닐봉지에 꽁꽁 감싸진 채로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얼마나 파손이 된 것인지, 안에 내용물은 빠지지 않고 다 잘 들어있는지 보는 순간 한숨이 나왔다.

 

(이 와중에 더 당황했던 것은 공항 탐지견이 나에게 다가와 한참을 킁킁 거리는 것. 농수산물 반입한 것이 있냐고 탐지견을 데리고 다니시던 직원분이 물으시더라. T2에서 선물로 차를 좀 다량으로 구매해 왔는데 차 향 때문이었던 듯하다. 탐지견이 아직 아가라서 헷갈린 듯하기도 하고. 내 행색이 마약상? 밀수입자? 이상한 여행객? 은 아니었던지 가방 검사 대충 하고, 찻잎이 들어있다는 설명을 하니 그냥 보내 주셨다. 이 와중에 댕댕이는 귀엽더라... 아직 아가... 허허...)

 

아무튼 짐 찾는 곳 근처에 위치해 있었던 대한항공 분실이나 파손된 짐에 대한 민원을 처리하는 창구로 향했다. 아마도 China Airlines (중화항공)와 대한항공이 연계가 되어 있었던지. 아무튼 서류 한 장을 작성하고 이제야 캐리어를 감싼 비닐포장을 뜻고 보니 전면부 3분의 2가 파손되어 있는 것. ;_; 구매하고 얼마 사용하지도 않은 캐리어가 이렇게 파손이 되다니 마음이 아팠다.

 

 

파손된 캐리어. 이쯤이면 회생 불가.

 

직원의 안내대로 수화물 신고서를 작성하고 저 캐리어를 끌고 또 한참이 걸려 집에 도착했다. 아직 휴대폰 번호가 없어서 엄마 번호로 일단 적고. 이래서 수화물 맡기고 그 증거로 주는 표를 잘 챙겨야 하나 보다. 

 

China airlines irregularity report 중화 항공 수화물 신고서 

수요일 오전에 공항에 도착해 수화물 신고서를 작성하고, 목요일 저녁에 중화항공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적당히 빠른 연락이었다. 마침 다음 주가 명절 주 이기 때문에 처리가 늦어 자칫 했다가 보상을 늦게 받으면 곤란하긴 했다. 얼마 있다가 다시 호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제시한 보상은 USD $50 or 무료 캐리어 배송.  

 

담당자분께서는 현금 보상에 대한 설명을 하시기 전에, 항공사의 현금 보상이 매우 미약하여 무료 캐리어를 선택하시는 것이 고객에게는 더 좋다는 말부터 하셨다. 그리고는 선택 가능한 캐리어 정보를 내 메일로 보내 주었다. 항공사 측에서 제시한 캐리어들은 가방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에 의뢰하여 제품을 제공받고 있으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TSA자물쇠 기능, 확장 기능 등이 다 들어가 있는 설명을 받았다.

 

메일을 열어보니 PDF 파일로 총 9종류의 캐리어 모델 선택지가 있었다. 각 모델 마다 선택 가능한 색상이 몇 가지 있었다. 그러나 실상 TSA 자물쇠 기능이 있는 제품은 몇 되지 않았다. 가방 크기 대비 중량이 너무 무거운 제품 빼고, TSA 자물쇠 없는 모델을 빼니 선택할 수 있는 것은 1개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내용을 이메일 답장으로 보냈다. 금요일 오전에 직원이 다시 전화를 주었다. 전화를 주신 분은 이전에 나와 통화했던 담당자분은 아니었다. (이전에 상담하셨던 분은 휴무일이라고 한다). 아무튼 새로운 직은 분은 '어떤 회사의 제품인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라는 내 말에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사이트를 알려주신다고 한다. 거기서 제품을 다시 상세히 보는 것이 어떤지 한번 더 살펴보라고.

 

현금 보상이 너무 약한 것 같다는 내 질문에 직원분은 현금 보상은 USD 50이 원칙이니 새 가방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반복되는 설명을 해 주셨고,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바를 메일로 보내주기를 요구하셨다. 그래서 일단 사이트를 들어가 보았지만 여전히 대체 가방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항공사에서 제시한 보상에 대한 내 입장은,

 

1. 안내받은 가방은 브랜드 가방이 아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캐리어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국내 중소 기업인 듯 보였다. 브랜드 가방이 무조건 더 좋다 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브랜드 네임밸류, 내 마음에 드는 디자인,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A/S의 편리함 등은 분명 브랜드 캐리어를 구매하는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후에도 캐리어를 구매한다면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생각이다. 그래서 항공사에서 제시한 대체 캐리어 배송은 내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당장 내일 캐리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니, 보상에 있어서 조금 시일이 걸리더라도 내가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다시 캐리어를 구매하고 싶었다.

 

2. 보상 금액 USD $50은 너무나 터무니없다. 다른 항공사의 경우를 살펴보니, 파손된 가방의 구매 당시 가격에서 1년에 몇 % 씩 감가상각 해서 보상을 해 준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고가의 캐리어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영수증을 꼭 보관하고 있으라는 글을 보았다. 그래야 캐리어 파손 시 보상을 적절히 빠르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물론 난 영수증은 없다. 대강 얼마를 주고 구매했는지 기억할 뿐.)

 

China Airlines (중화항공)의 경우는 규정상 USD $50으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럼 파손된 가방이 얼마나 고가이든지 상관없다는 것인데... 이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불합리한 규정이라고 생각한다.

 

항공권 티켓에 수화물까지 포함되어 있고, 항공사는 고객의 물건인 수화물을 안전하게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해 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분께서 수화물이 무게 초과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시기에, 총 30KG 가능한 것에서 15KG 밖에 안 들어있던 가방이었다는 말로 답해드렸다. (어떻게 캐리어가 핸들링되었으면 그렇게 심하게 파손이 되었는지, 튀어나와 있어서 상대적으로 파손의 위험이 높은  바퀴나 손잡이 부위도 아니고, 부딪치기 쉬운 모서리 부위도 아니고...)

 

아무튼, 나는 내 캐리어가 엄청난 고가의 제품은 아니고, 막 새로 구입한 제품은 아니기에 무리한 보상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그 캐리어를 구매할 때 지불한 금액에, 현재 시기에 하락된 가치를 감안하였을 때 내가 납득한 수준의 보상이기를 원한다. 

 

일단은 담당하시는 분들께 이러한 내 입장을 메일로 보냈고, 상부에 보고 하겠다는 답장을 받았다. 그래서 결론은 현재 시점에서는 기다려 보아야 한다는 것.

 

보상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과는 별개로, 항공사의 대응 시간은 마음에 들었다. 바로 다음날 연락을 받았고, 내 의견에 대한 피드백을 전화나 메일로 바로바로 주었다. 또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안내를 해주신 직원 분들, 통화하고 이메일로 연락을 했던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게 대응해 주셨다. 

 

 

 

 

 

 

 

B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