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Airlines (중화항공) 이용 후기 1.

 

한화 60만 원을 주고 저렴하게 구매한 브리즈번 - 인천 왕복 항공권. 그렇기에 사실 좌석의 불편함을 예상하기도 했었고, 기내식을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총 비행시간이 직항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구매한 왕복 티켓이었다.

 

China Airlines logo 중화 항공 로고

 

얼마만의 귀국인지! 설레는 마음으로 브리즈번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체크 인. 지상직 승무원께서 체크인을 친절하게 도와주었다. 한국이 겨울인걸 아시는지 '겨울옷 없어? 짐이 별로 없네?' 하며 웃으며 안내해 주셨다. 

 

브리즈번 공항 중화 항공 체크 인 카운터

브리즈번-타이베이로 가는 편명은 China Airlines OD 157.

 

좌석 사진을 따로 찍지는 않았지만, 좌석 폭이 넓었고 의자도 많이 뒤로 젖혀져서 편했다. 가끔 저가 항공을 사용하다 보면 좌석이 뒤로 얼마 젖혀지지 않아 불편하게 앉아서 오는데, 이 비행기는 많이 젖혀져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비행기 자체가 오래된 비행기는 아닌 듯해 보였다. 좌석 앞에 꽤나 큰 터치 스크린을 통해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다. 전용 이어폰도 무료로 제공해 주는데 음질이 좋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말레피센트 2를 보긴 했는데, 밤 비행기라 졸려서 보다 깨다 보다 깨다를 반복. 결국 대충 뒤로 넘겨 대강의 내용과 결말만 보았으니 제대로 본 것은 아니었다. (물론 처음부터 예상되는 뻔한 결말인 이긴 하지만.)

 

 

워낙 저렴하게 구입한 항공권이라 사실 기내식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륙하고 얼마 안 되어서 기내식을 주는?? (밤 11시 30분 비행기인데 왜 이 시간에 기내식을 주는지 조금 의아하긴 했다.)

 

파스타와 치킨라이스 중에서 나는 치킨라이스를 선택. 저가 항공 기내식에서 채소가 나오면 간혹 냉동 채소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가 나는데, 전혀 그런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았다.

 

으깬 달걀이 들어가 있는 샐러드, 빵과 버터, 대만식 치킨라이스, 음료수, 작은 생수의 구성. 심지어 나중에는 아이스크림까지 후식으로 챙겨주었다.

 

중화 항공 기내식 1

그리고 아침 5시 정도가 되니 챙가주는 두 번째 기내식. 잠결에 주문받았다. 아침이라고 챙겨 준 것. 나머지 옵션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나는 Egg Casserole 비슷한 식사를 주문했다.

 

빵, 버터, 과일샐러드, 요구르트, 음료, 달걀 요리, 토마토소스가 곁들여진 채소 볶음 같은 것, 감자와 버섯이 사이드로 들어가 있었다. 과일이 무르지 않고 신선했다.

 

중화 항공 기내식 2

 

드디어 타이베이에 도착해 약 1시간 50분 정의 텀으로 타이베이-인천 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수화물은 자동으로 비행기로 옮겨지기 때문에 기내용으로 들고 간 짐만 들고 환승했다. 경유로 이동시 이렇게 수화물이 자동으로 그다음 비행기로 옮겨지는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경유지에서의 체류 시간이 짧다면. 

 

타이베이에 도착해서 환승을 해야 하는데 어느 Transfer bay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잘 되지 않아서 처음에 당황했다. 그냥 나가다 보면 안내판이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각 환승 터미널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는 안내가 잘 되어 있는데, 일단은 내가 어느 환승 터미널로 가야 하는지 모르니 중간에 멈추어서 두리번두리번.

 

비행기에서 내려서 슬슬 걸어 나가다 보면, 터치 스크린 기계가 있는데 거기서 내 비행기를 찾으면 거기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가 되어 있다. 그러나 그 기계가 많이 있지 않았고, 그 기계를 보고 환승 터미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도 안내되어 있지 않았다.

 

다행히 누군가 그 기계 앞에서 끙끙거리는 것을 보고 나도 저게 뭐지? 하고 알게 된 것.  어찌어찌 B6로 이동.

 

B6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한국으로 들어가는 대만 관관객들이 주를 이루었다. 간혹 다른 국적의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짧은 기다림 끝에 드디어 China Airlines CI 160에 탑승. 이 비행기는 오래된 비행기라 간격도 좁았고, 의자 각도도 불편했으며, 앞에 있는 스크린도 구형이라 사용하지 않았다. 브리즈번에서 타고 온 비행기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 비행기는 조금 실망. 그러나 짧은 비행시간이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비행기에 탑승해서 조금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 내 좌석은 두 좌석이 붙어 있는 측면 좌석에서 복도 쪽이었는데, 좌석을 찾아가니 중국어를 쓰시는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다. 옆에는 부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께서 앉아 계셨고. 잘못 앉으신 것 같아서 내 보딩패스를 보여 드리며 내 자리라고 알려드렸다. 그런데도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앉아 계시는 것?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가이드를 대동한 대규모 가족 여행을 온 듯하였다.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일행이 거의 15명은 되었다. 

 

가이드는 내 보딩패스를 보더니 나에게는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중국어로 계속 일행들과 대화. 거의 5분을 나는 거기에 짐을 들고 서 있었다. 이미 전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일정이었고, 비행기 탑승한 시간은 아침 7시 30분이었으니, 12시간의 이동 끝에 많이 지친 상태. 의욕적으로 뭘 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자리를 비켜주시거나 자리를 만들어 주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계속 중국말로만 한참을 서로 이야기하고 나에게는 미안하다는 제스처나 이런 걸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슬슬 인내심이 떨어지고 있어서 승무원을 불러서 상황을 해결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원래 내가 앉아야 할 좌석 바로 뒷좌석을 비워주면서 거기에 앉으라고 한다. 

 

가족끼리 여행을 왔고, 노부부이기 때문에 나란히 앉아서 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된다. 정중히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한다면 흔쾌히 알았다고 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런데 좌석을 잘못 앉았고 그 좌석에 앉아야 할 사람이 왔으면 사과를 하고 빨리 상황을 처리해 주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기들끼리만 중국어로 이야기하면서 나를 거기 서서 계속 기다리게 한 것이 무례했다. 이 모든 과정을 오가면서 지켜보던 승무원들도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진 않았고. 결국 한참만에 뒷자리를 비워서 앉으라고는 했으나 엄연히 내 양해를 구해서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 건데 '그냥 저기 앉아서 가요~' 이런 식의 태도여서 이건 뭔가 싶었다. 같이 앉아서 간 젊은 여자분이 일행인 거 같은데 그냥 '쏘리...' 하고 끝.

 

가이드도 영어가 짧은 것 같고, 일행들도 다 중국어를 쓰긴 했다. 그러나 사용하는 언어를 떠나서 상대방을 배려해 주고 미안할 때 사과하는 것은 언어가 아니어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향한 귀국길이었고, 저들도 지금 가족 해외여행을 가느라 들떠서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았겠거니, 별로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은 했어도... 이미 심신이 지친 상태라 예민하게 반응하게 돼서 앉아서 한 십분 간은 좀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아무튼, 한 한 시간쯤 비행했을까... 세 번째로 기내식을 준다. 'ㄸ.. 또?' 주니까 먹기는 한다. 나야 브리즈번에서 오면서 아침 기내식을 먹었지만, 환승이 아닌 승객들이 아침 식사를 해야 하는 시간쯤 이기 때문에 기내식이 나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한국에서 호주로 되돌아 갈때도 같은 시간대와 같은 경로이기 때문에 그때도 이번처럼 세 번의 기내식이 나올 듯.)

 

오믈렛을 선택했다. 또 먹다 보니 맛있게 잘 먹는 나;;

 

작은 생수, 마카로니, 오믈렛, 빵, 버터, 샐러드, 과일, 대만식 과일 잼이 들어간 과자. 이런 구성이었다.

 

중화 항공 기내식 3

 

전반적으로 China Airlines (중화항공)의 기내식은 먹을 만했고, 나름 이것저것 신경을 쓴 듯한 메뉴였다. 모든 메뉴에 신선한 샐러드나 과일이 있었다. 과일과 채소가 신선했고, 특히 익힌 채소에서 냉동 채소 특유의 비릿한 불쾌한 향이 나지 않아서 좋았다. 빵과 버터는 모든 메뉴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빵이 맛있어서 같이 주신 커피와 잘 먹었다. 물이나 음료 등 또한 승무원 분들께서 원하는 만큼 주셔서 좋았다.

 

 

저가 항공은 보통 기내식을 주지 않고, 판매하는 기내식 또한 별로 먹을만하지 않았기에 일부러 중화 항공의 기내식을 따로 알아보거나 신청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밤 11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11시에 도착하는 스케줄이라 인천 공항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던 것.

 

그러나 이미 티켓 안에 기내식이 모두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이었고, 세 번의 기내식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인천 공항에 도착한 후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으니 있었으니...;_;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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